1951년 홍콩 태생. 왕가위 감독의 미술을 담당하며 왕가위 영화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 장숙평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홍콩 최고의 미술감독으로, 영화는 물론이며 음반, 광고, 공연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천녀유혼>, <황비홍>, <첨밀밀> 등의 작품으로 88년, 92년, 97년 홍콩 금상장 최우수 미술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친니친니>로 ‘올해의 홍콩 예술가 상‘을 수상하면서 홍콩 예술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왕가위가 세계로 진출하고 진가신이 홍콩을 떠난 뒤, 비슷비슷한 멜로 영화의 양산으로 출구가 막힌 홍콩 영화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인물이 바로 해중문이다. 왕가위의 무기가 허무와 애절함이 묻어나는 독특한 정서이며, 인간미가 묻어나는 캐릭터 만들기가 진가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다면, 해중문 감독의 장점은 바로 세상과 사랑을 바라보는 행복한 탐구일 것이다. 데뷔작 <친니친니>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감독의 시선이 머무는 아름다운 바하의 선율 아래 모두 따뜻한 결말을 향해 간다. <소친친>은 색깔도 장르도 <친니친니>와는 다른 작품이지만 두 주인공의 유쾌한 사랑 만들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따뜻한 미소가 번지게 된다.
<친니친니>에 이은 <소친친>의 성공으로 왕가위, 진가신의 바통을 이어갈 기대주로 등극한 해중문 감독, 그를 통해 홍콩 멜로의 감각 교체는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