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pert Everett
루퍼트 에버렛은 한때 동세대의 배우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영국 출신의 배우였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넘나들며 매번각기 다른 팬층을 만들기도 했다. < Another Country>(84)는 고전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이 성원을 해 주었고, < DellamorteDellamore>(94)는 컬트 영화팬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 했으며 대부분의 작품에서 별 특징 없는 캐릭터를 연기했을 뿐이었다.
오히려 영화보다는 다른 일에 열중하는 일이 더 많았다.
1982년 The Manhood of Edward Robinson로 영화계에 데뷔한 루퍼트에버렛은 TV 드라마와 스크린을 누비며 매년 두 편 이상의 영화를 선보였다. 그나마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영화는 <조지왕의광기>(94), 로버트 알트만의 <패션쇼>(94) 등이다. 가장 최근에출연한 영화는 켄 크워피스 감독의 <내 이름은 던스턴>(96)으로점잔 떠는 영국 속물을 연기했으나 함께 출연한 침팬지의 연기(?)에 묻혀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영화에 출연하는 것 외에 다른 대중문화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이미 3권의 소설을 출판한 중견(?) 소설가이기도 하며 85년에는 직접 가사를 쓰고 싱글 음반 < Generation ofLoneliness >를 출반할 정도였다. 그가 책을 쓰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이유는 배우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도할 수 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그것을 영화화하게 된 것은 항상 좋은플롯을 구상하는 데서 비롯됐죠. 그게 비록 보잘 것 없는 각본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제가 그 영화에 출연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죠?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글을 쓰다 보면 정신 수양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는 점이예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루퍼트 에버렛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서 자신의 성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역을 맡았다. 극의 코믹 요소를 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P.J 호간 감독은 촬영이 끝난 후에 그의 출연 장면을 대폭 늘렸고 평론가들 역시 "줄리아 로버츠가 재기하는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공로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에서 키미(카메론 디아즈)의 가족들과함께 식사하는 레스토랑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과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이 제임스 본드라고 너스레를 떨며 줄리아 로버츠와 춤추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즐거운 장면이며 동시에 그의 성격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배우로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매체를 통해서 저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노래를 부르는 것은 수많은 대사를 지껄이는 것보다 강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관객을 향한 전혀 다른 표현방법이죠. 전 그렇게 색다른 표현을 좋아합니다." 글을 쓰는 데 소질이 있는 그는 이미 몇 편의 시나리오를 썼고그 가운데 2편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트라이스타에서 판권을 산
와 터치스톤이 관심을 보인 < Martha and Arthur >이다.
< Martha and Arthur >에서는 줄리아 로버츠와 다시 한 번 호흡을맞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결혼을 한지 얼마 안되어 신부는 남편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들은 남들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에 있다. 어느 날 줄리아 로버츠에게 한 남자가 찾아오는데 그가 남편과 눈이 맞게된다는 줄거리다.
줄리아 로버츠와 루퍼트 에버렛은 이 영화가 완성될 경우 <패션쇼>,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 이어 세 번째로 한 영화에서 만나게 된다. 또 다른 작품인 < P.S. I Love You >는 할리우드를 누비는 게이 첩보원에 관한 코미디물이 될 것이다. 두 편 모두 게이에 관한 이야기라는 눈에 띄는데 이는 루퍼트 에버렛이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올해 그는 영화 출연과 시나리오 작업을 끝낸 외에도 런던으로 건너가 테네시 윌리암스 원작의 <우유열차는 더 이상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The Milk Train Doesn"t Stop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