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부품 공장 경리과장 ‘영미’는 동료들에게 이목구비가 혼란스럽게 생겼다는 뜻으로 ‘세기말’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런 영미를 유일하게 상냥하게 대하던 배송기사 ‘도영’이 사실은 공금횡령을 해온 사실을 알지만, 영미는 이를 방조해 오다
온 세상이 뒤숭숭하던 1999년 12월 31일, 큰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던 날 경찰에 꼬리가 밟혀 공금횡령 방조죄로 체포되고 만다.
9개월의 복역 후, 새천년을 맞이한 영미 앞에 나타난 묘령의 여자.
여자는 자신을 도영의 아내라 소개한다. 영미는 놀란다.
그런데 그건 도영이 유부남이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닌, 유진이 혼자서는 선글라스조차 벗을 수 없는 지체 1급 장애인이어서도 아닌, 그저 빼어난 외모 때문이다.
서울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유진의 말에 영미는 배신감과 자괴감, 질투심에 휘청이는데…
그런 영미에게 유진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