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량사인 K가 마을에 도착한다. 그는 자신에게 임무를 부여한 성에 가보려고 하지만 온갖 시도를 해도 다가갈 수 없다. K는 여인들과 여러 집을 오가며 방황하기 시작한다. 미하엘 하네케가 옮긴 카프카의 <성>은 놀라우리만치 원작에 충실하다. K가 눈 속을 헤매는 장면이나 여러 여성들과 정사를 벌이는 대목은 흡사 소설의 한 페이지를 옮겨다 놓은 느낌이다. 그것은 카프카를 빌려온 하네케가 벌인 원작과의 게임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영화를 만들던 무렵 하네케는 <퍼니게임>을 만들었고, 같은 배우들을 기용해 <성>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