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처럼 다방을 전전하던 박 노인은 폐달을 손보지 않은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가 길바닥에서 사고로 사망한다. 박씨가 죽자 영화감독인 큰아들 찬우, 카페를 경영하는 골칫덩어리 딸 미선은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오고 미국에 사는 셋째아들 찬세도 귀국한다. 적막한 시골엔 장례식 준비하느라 갑자기 분주해지면서, 초상집은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며 소식을 묻고 옛 사람을 만나는 만남의 장이 된다. 자식들은 부친의 죽음을 애석해 하며 대성통곡하는데, 그 중에서도 부모 속을 썩이던 미선이 제일 가슴 아파하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상주인 찬우는 자기의 직업대로 부친의 죽음을 한편의 파노라마로 인식하고, 찬세는 신앙에 따라 유교식 장례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