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효섭은 변변한 작품 하나 출간하지 못한 처지다. 후배의 출판사로 가서 자기 원고가 먼지만 쌓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효섭은 저녁 술자리에서 평론가와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철창신세를 진다. 그는 삼류소설가로 취급받는 것에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면서 유부녀인 보경과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결벽증이 심한 보경의 남편 동우는 업무차 진주로 출장을 가지만 보경이 영 미덥지 못하다. 한편 적당한 허영심과 허상을 갖고 소설가 효섭의 아내를 꿈꾸는 극장 매표원 민재가 효섭의 원고 교정을 봐주며 행복을 느끼지만, 효섭은 민재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보경과의 불륜에만 탐닉한다. 보경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버린 자기를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고 믿으며 효섭과 탈출을 감행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