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형 스물 아홉 방글라데시 청년과 맹랑한 열 여덟 한국 여고생의 소통과 교감을 유쾌발랄하게 그려낸, 우리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밀도 있게 담아낸 작품.
엄마는 애인 챙기느라, 친구들은 학원 다니느라 외톨이인 민서(백진희)는 점점 자립형 날라리가 되어 가고 있는 맹랑한 여고생이다. 방학을 맞아 학원비를 벌려고 갖가지 알바를 해보지만 수입은 신통치 않고, 철없는 엄마의 애정행각도 도무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버스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카림(마붑 알엄)의 지갑을 수중에 넣고, 발뺌하다가 그 까맣지만 잘생긴 순수청년 카림과 엉뚱하게 엮인다. 민서는 카림의 지갑을 은닉한 죄값을 치르겠다며 그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카림은 1초의 망설임 없이 부도를 내고 도망간 공장 사장에게 밀린 임금을 받아달라고 요구하고, 민서는 얼떨결에 카림의 시한부 ‘임금추심원’이 되는데…
2009 전주국제영화제 소개글. 제목 ‘반두비’는 벵골어로 ‘참 좋은 친구’를 의미한다. 겉모습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희망을 찾는 전작 <방문자>(2005)의 메시지와 괘를 같이 하면서도 이 사회와 소통하고 교감하지 못하는 소외된 이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도 놓치지 않았다. 이주노동자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이자 방글라데시 출신의 미디어 활동가인 마붑 알엄이 출연해 주목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