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아내와 여중생 딸 눈치를 봐야 하는 백수가장이 있습니다. 낮에는 택배를,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는 바쁜 가장이 있습니다. 아내와 애들 유학 보내고 동영상으로 그리움을 채우는 기러기 아빠가 있습니다.
그들도 한때는 나팔바지와 장발 머리로 대학 잔디밭을 누비고 다녔으며 세 번이나 떨어지긴 했지만 대학가요제에도 참가했던 락 밴드 출신이랍니다. 자유 그 자체인 ‘락’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남자들이었지요.
누구에게나 있듯이 거창하진 않지만 세상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거대한 꿈이 그들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이 마흔 줄에 접어드니 꿈을 꿀 자유마저 사치라고 합니다.
한때는 리드기타 하나로 여심을 사로잡았었는데 묵직한 베이스 음으로 폼 잡고, 파워풀 한 드럼 스틱 쇼로 제법 인기몰이도 했었는데 이제는 그저 꿈이고 희망이며 잊어야 할 과거가 되어버렸습니다.
단 한번만이라도 다시 할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터질 거라고 믿었던 시간들로 되돌아 갈수만 있다면 작지만 소중했던 그 꿈을 이룰 수만 있다면 마흔 넘은 중년의 마음에 열정의 꽃을 피우기 위해 다시 일어서고 싶어졌습니다. 현실 때문에 묻어두었던 그 오래 전의 꿈들이 다시 꿈틀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