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와 최지혜는 결혼했다. 남자는 라디오 방송국의 프로듀서, 여자는 단역성우이다. 일과 사랑때문에 빨래는 산더미같이 쌓인다. 무엇보다도 서로에 대한 정열때문에 바쁘고 즐겁게 살아가는 김태규와 최지혜의 결혼은 무척이나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른 아침에 헤어드라이기 소리에 단잠에서 허무하게 깨어나 바쁜 아침을 시작하고 연애시절에는 밤새워 애기해도 재미가 넘쳤던 그들의 대화는 이제 채1분을 넘기지 못하여 궤도없이 떠도는 별처럼 맥이 끊겨 버리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결혼은 그들이 미혼시절에 가졌던 성에 관한 환상에서 하나 둘 깨어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