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사랑에 빠진 기억이 있다. 그땐 사랑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저 막연하게 체감되는 가슴떨림을 사랑이라고 여겼다. 남전촌이라는 빈민가에서 구김살 없이 생활하는 산계는 어리지만 배짱과 의협심으로 꽉찬 끼있는 사내아이. 공부보다는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훨씬 좋아하는 녀석은 항상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개구장이로 소문이 자자하다. 어느 날, 마카오에서 이사를 온 한 또래 여자아이 아지를 우연히 만나게 된 산계. 그는 아지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어린마음에도 아지를 위해주고 싶은 산계의 정성은 남달랐다. 아지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해주고, 아지를 괴롭히는 녀석들은 결코 용서치 않았다. 그러나 산계를 친구 이상으로는 생각치 않는 아지앞에서 산계는 영원히 그녀를 지켜주겠노라고 맹세한다. 성공의 야심을 품고 폭력조직에 들어간 산계. 이를 알고 너무나 실망한 아지. 그들은 첫 이별을 한다. 그 후 산계가 폭력조직에서 점차 실력을 인정받게 될 쯤,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술집 접대부로 전락한 아지와 우연한 재회를 하게 된다. 이를 참지 못한 산계는 동심속에 너무나 소중하게 간직해온 아지를 데리고 마카오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조직의 갑작스런 출동에 연루되어 결국 살인을 저지르고 외딴 섬에서 도피생활을 시작한다.